요즘 각종 매체에서 많이 다뤄지는 단어인 '졸혼'. 졸혼은 국어사전에도 나와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혼인관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부부가 각자 상대의 삶에 간섭하지 않으며 독립적인 생활을 해나가는 것을 이야기하며 결혼생활을 이제는 졸업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는 당시에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크고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컸으나 수십 년이 흐르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아이들이 자라서 각자의 삶에 바빠지면 공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오래 살지 않아서 그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TV에서 중년들이 부모님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자주 들으면 외롭고 허무하고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중년 여성들은 남편과 자녀가 수십 년을 사는 것을 지켜보며 자녀가 독립하고 남편이 아직 밖에 있을 때 싸우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미울 때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등 잘 생각해 보면, 지금 내 삶을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 시작할 때 졸혼도 준비를 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들이 이혼하고 싶을 정도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남은 여생을 자신을 위해 보내고 좀 더 편하게 살고 싶다면 졸혼이라는 선택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황혼에 이혼하는 대신 독신으로 생활할 수 있는 졸혼도 충분히 행복한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졸혼과 이혼, 별거의 차이
졸혼은 이혼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혼의 경우 서류상으로 법적인 혼인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는 것을 뜻하지만 졸혼의 경우 혼인관계는 유지하면서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 인형태로 삶을 각자 살아가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데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굳이 차이점을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법적인 이혼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혼인신고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
-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다른 이성과 새로운 만남을 가지게 되면 외도가 성립됨.
- 졸혼의 경우 이전의 결혼 생활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의도는 없으나 별거의 경우 서로의 소중함을 느껴보고 다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미가 훨씬 큼
결국 결혼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결혼 30~40년 이상 된 부부들이고, 결혼 관계의 의무를 내려놓고, 제2의 삶을 선택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부부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혼 부부는 갈등 끝에 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부부가 결혼 후에도 좋은 친구로 남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에 가까워지면서 결혼과 이혼을 넘어 새로운 삶의 방식이 떠오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실제로 경험하면 어떨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조금 들며 아직은 많이 생소한 개념인 거 같다는 생각으로 마무리합니다.
댓글